투구게에 관한 짧은 요약:
투구게는 현대 의학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투구게의 파란 피는 세균이나 이물질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굳어버리는 성질이 있기에 이를 이용해 백신을 포함한 모든 투약품과 몸 안에 이식되는 기기들 (심장 페이스메이커 등)의 오염 여부를 체크하는데 쓰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중요했던 투구게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더 많은 투구게의 피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현재는 멸종위기에까지 몰리고 있다 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투구게가 사라지면 현대 의학이 지속되기 힘들 정도로 의존도가 높습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고, 현재 가장 유망하고 이미 어느 정도 사용하고 있는 방법은 대체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투구게의 유전자 일부를 다른 생물에 접합하여 만들어진 물질이며, 투구게 피에 있는 핵심 물질과 동일하지만 관료주의와 기존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투구게 피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투구게 관련주
투구게 관련주 추천이나 전문적인 분석은 아닙니다. 그냥 투구게와 관련이 있는 회사 / 주식들은 이런 것들이 있다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투구게 관련주는 투구게 피를 직접 채집하여 사용하는 쪽과 대체재를 만드는 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투구게의 피를 직접 채집하여 사용하는 제약회사
1. Charles River Laboratories (찰스 리버 연구소): 미국 회사, 시가총액 약 24조 원
1947년에 헨리 포스터 (Henry Foster)라는 수의사가 1인 동물 실험실을 차린 것이 지금의 찰스 리버 연구소가 되었습니다. 임상실험, 유전자 / 세포 치료 등에 특화된 제약회사이며, 일단 자사 주장에 의하면 현재 이 글이 쓰이는 시점에서 "전 세계 모든 체내 주입 약품과 체내 이식 장비 중 55%가 찰스 리버 연구소가 만든 투구게 시약을 통해 오염 여부가 테스트되고 있다" 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보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투구게가 나란히 사이좋게 파란 피가 뽑히는 사진" 은 전부 이 회사의 South Carolina주에 있는 투구게 피 추출 시설에서 찍힌 사진입니다. (저작권 때문에 사진을 실지는 못하고 링크로 대체하였습니다)
그만큼 찰스 리버 연구소가 투구게 피 산업에서 가지고 있는 존재감은 상당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투구게 피로 큰 이익을 보는 회사로서 대체재에 매우 적극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표면상으로는 대체재가 FDA의 기준에 충족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대체재가 널리 사용되면 회사에 타격이 크기 때문이지 않나 싶습니다.
2. Fujifilm (후지필름): 일본 회사, 시가총액 약 34조 원
한물간 카메라 / 필름 회사라고만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제약 / 헬스케어 쪽 매출이 가장 커진 상태입니다. 쇠퇴하고 있는 필름 / 카메라 산업에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었던 후지필름은 알보칠로 유명한 타케다 약품공업으로부터 2016년에 와코 퓨어 케미컬을 인수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제약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버지니아주에 투구게 피 추출 시설이 있습니다. 투구게 피를 이용한 다양한 다양한 시약 키트와 테스트 기계를 제조 / 판매하고 있습니다.
위의 5년 주가 차트를 보면 와코 케미컬 인수 후 거의 4년 동안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가 2020년 초부터 고공 상승을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후지필름도 참 대단한 회사인 게, 사실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고 그동안 정체되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빠르게 추락하는 필름 사업에서 제약산업과 다른 수익이 높은 사업들로 매출의 추락 없이 안정적인 전환을 이루어낸 것이라 보는 게 맞을 듯합니다. 코로나 백신 오염 검사에 사용되는 투구게 피 수요 증가로 역시 혜택을 본 듯 합니다.
참고할 만한 점은 후지필름은 백신회사인 노바백스의 백신 생산 파트너라는 것입니다. 물론 노바백스의 백신 상용화가 잘 안되고 있기는 하지만 상용화가 된다면 화이자 / 모더나의 mRNA 방식, 아스트라제네카의 벡터 방식도 아닌 제3의 방식의 백신이 나오는 것입니다.
mRNA나 벡터 방식이 아닌 이 방식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일부를 박테리아에 이식하여 코로나 바이러스 돌기만 생산하게 해서 이를 직접 주입하는 방법인데, 현재 SK 바이오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 중입니다.
물론 화이자 / 모더나가 이미 백신 시장의 많은 부분을 선점하긴 하였으나, 전달체에 의존하는 mRNA나 벡터 방식에서 나오는 부작용이 안 나올 가능성도 있어서 노바백스 - 후지필름의 제휴가 나중에 어떤 식으로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투구게 피 대체재를 만들어 사용하는 제약회사
3. Lonza (론자): 스위스 회사, 시가총액 약 68조 원
설립연도는 1897년이며 모더나와 10년 제휴를 맺고 모더나의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생산에 차질이 있으면 회사의 명운도 COVID-19과의 전투도 휘청일 수 있는 상황에서 모더나가 선택한 회사이고 차질 없이 모더나의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은 론자가 어떤 위치의 제약회사인지 짐작하게 해 줍니다.
론자는 투구게 피 관련해서도 독특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데, 투구게 피를 채취하면서 또 동시에 투구게 피 대체재를 생산하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제약회사이기 때문입니다.
8년 전까지만 해도 론자는 투구게 피 대체재를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이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현재도 전 세계에서 론자를 포함한 단 두 회사가 이 대체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대체재는 rFC, recombinant Factor C라고 하는데 사실 Factor C는 투구게 피에 들어있는 물질 중 하나입니다. 세균 오염 여부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투구게 피의 3가지 주요 물질 중 하나인데,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물질입니다. 이 Factor C를 만드는 투구게의 유전자 부분을 박테리아에 이식하여 박테리아에게 이 물질을 생산하게 만듭니다. 노바백스 / SK 바이오에서 만들려는 코로나 백신도 비슷한 방식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돌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rFC가 투구게 피만큼의 성능을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는 여러 주장들이 혼재되어 있고 제가 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 부분에 있어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일단 아예 새로운 물질이 아닌 투구게 피에 있는 성분 중 하나와 동일한 물질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충분하지 않나 싶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정확히는 제약 기준을 제시하는 비영리 과학 기관인 미국 약전에서) rFC를 투구게 피 대신 사용할 수 있다는 지침을 내리려 했다가 취소하였다고 합니다. 실전 데이터가 아직 부족하다 라는 이유인데, 이로서 공식적인 사용이 최소 4년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이미 승인되어 사용되고 있지만 글로벌 제약 회사 입장에서 FDA 승인 여부는 대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토끼를 사용하는 옛 방식에서 투구게 피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넘어가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던 것처럼 새로운 방식으로 넘어가는 데 있어 저항이 있는 것은 당연하며, 이 rFC가 대세가 되는 날이 온다면 론자가 최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4. BioMerieux (비오메리으): 프랑스 회사. 시가총액 약 16조 5천억 원
1963년에 설립된 프랑스 회사이며 잡코리아에 실려있는 설명에 따르면 세계 8위의 체외진단 회사라고 합니다. 여러 시약과 장비를 만들어 판매합니다.
원래는 투구게 하고는 관계가 없는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독일 제약회사인 Hyglos GmbH가 2013년에 투구게 피 대체재인 rFC를 제조하기 시작하며 론자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rFC를 생산하는 기업이 되었으며 비오메리으가 2016년 이 회사를 인수하였습니다. 론자와 달리 투구게 피를 채취하지 않고 대체재만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아직은 론자에 비해 미국에서의 존재가 미미하긴 합니다. 하지만 론자 이외에 rFC를 생산하는 곳이 비오메리으밖에 없다는 사실은 생각해 볼만한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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