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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자유를 위한 공부/투자 investment

미친듯이 오르고 있는 AMD 주가와 뻔하지 않은 이유

by J. Herbert 2021. 8. 5.

바로 어제만 해도 5일 연속 오르고 있었던 AMD 주가라 오늘은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웬걸. 8월 5일 새벽 1시 43분 기준으로 어제보다 5% 이상이 또 올랐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역시 AMD, 오오 빛사수 누님, 하며 마냥 좋았는데 6일째에도 미친 랠리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아무리 Q2 실적과 가이던스가 좋았다고 해도 이건 이상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뻔한 설명들이야 몇 개 있기는 합니다. 일단 이번 2분기 실적 자체가 매우 좋았습니다. 매출은 작년 동분기 대비 2배, EPS는 3.5배가 올랐고 향후 전망도 월가는 물론 AMD 내의 예상치보다도 좋았기에 주가에 어느정도 반영이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CPU쪽 최대 경쟁자인 인텔이 계속 죽쑤고 있어서 AMD가 특히 서버 쪽에서 많이 빼앗아 오고 있죠. GPU쪽의 경쟁자인 엔비디아 쪽에서도 ARM 인수가 불발될 수 있다는 안 좋은 소식이 최근 들려와 AMD 주가에 좋은 쪽으로 반영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AMD의 자일링스 인수도 순조롭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6일 연속 상승하고 있고 그 기간동안 무려 30%가 올랐습니다. 이런 단기간 급등은 회사 펀데멘탈 외의 요소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여러 곳을 뒤져 봤습니다.

찾아본 이유들 중 그나마 제일 "아 이거일 수 있겠다" 싶었던 것은 Reddit의 한 유저가 쓴 글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결과만 이야기 하자면 AMD - 자일링스 인수합병을 이용하여 이득을 보려는 사람들이 계산과 다르게 흘러간 AMD 주가 때문에 AMD 공매도를 던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인데, 아마 무슨 말인지 잘 모르실 분들이 많은 겁니다. 저도 100% 이해가 가는 것은 아닌데, 일단 제가 이해한 만큼 풀어보겠습니다. 이 설명이 사실이라면 계속되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AMD 주가가 거의 1년동안 박스권에서 움직이지 못 했던 이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배경정보부터...

작년 10월에 AMD가 자일링스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인수 방식이 주식 교환이었는데, 자일링스 주식 하나 당 AMD 주식 1.7234개를 교환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보통 주식 교환으로 회사를 인수하겠다 할 때는 주가 변동성이 주는 불확실성을 고려해 시장가보다 높은 비율로 오퍼를 넣습니다. AMD - 자일링스도 그런 경우였고 그 당시 $124 정도였던 자일링스 주식을 $143 정도로 쳐 주어 거래를 한 것입니다.

이런 관행을 알고 있는 헤지 펀드 매니저들은 이를 이용해

1. 인수 당하는 회사 주식은 사고 (자일링스)

2. 인수 하는 회사 주식은 공매도를 해 두었다가 (AMD)

합병이 실제로 일어나서 주식 교환이 되면 공매도를 청산하여 이득을 챙기는 것이죠. AMD - 자일링스의 경우 그 당시 $124였던 자일링스의 주가를 $143 정도로 쳐 주는 교환 비율로 거래하기로 했으니 그만큼 주가가 오르는 것이 예상되어 있었습니다. 오르는게 거의 확실한 주식은? 사야죠. 

일단 이렇게 하다가 합병이 되고 자일링스 주식이 AMD 주식으로 바뀌면 바뀐 주식을 가지고 이미 가지고 있던 AMD 공매도를 메꿉니다.  이런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한다고 합니다. 중간에 비율이 바뀌느니 하는 내용이 있었고 사실 차익을 실현하는 핵심 원리인데 이해를 못해서 ㅠㅠ  원문은 여기에 있으니 혹시 이해가 가시면 댓글을...

이런 식으로 차익실현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실제 주가에도 영향을 끼치고는 합니다. AMD가 공매도 비율이 20%정도나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주가가 그동안 박스권이였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그럼 이게 지금 AMD가 미친듯이 오르는 것 하고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이 AMD - 자일링스 합병을 이용해 차익실현을 하려는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 한 일이 일어납니다. AMD가 생각보다 너무... 강했던 거죠. 실적도 너무 좋게 나오고 기업 상황도 전망도 좋다 보니 생각보다 주가가 많이 올라갑니다. 아마 방아쇠는 2분기 실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매도를 한 사람들은 점점 부담이 가고 그 중에는 견디지 못 하고 가지고 있는 자일링스 주식을 팔아 AMD 공매도를 청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거죠. 

아마 이게 연쇄적으로 일어나다 보니 저번에 게임스탑 정도의 엄청난 숏 스퀴즈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일이 지금 일어나면서 AMD의 펀데멘털과 관계 없는 급속한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것이 아닌가 싶습니다.